2020 / 7 / 18
생리 2일차 방문
자궁경 이후로 생리가 시작되어 다시 시작된 루틴, 병원은 3개월차이고 루틴은 2번째인데 뭔가 마음이 지쳤다. 사실 병원에 대기하고 있으면 정말 많은 예비맘들이 착잡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그 중에 나도 한명이지만. 이제 갓 오기 시작한 분, 어느정도 짠밥?이 있어보이시는 분, 정체모를 냉장가방을 들고 오시는 분. 모두 아이를 갖기위해 고군분투 하시는 분들이다. 금방 졸업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꽤 오래 다니신듯한 분들을 바라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간절할까. 말 한마디 섞지 않아도 나도 모르게 그들과 동병상련을 느끼게 되었고 다들 잘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평균 병원에서 2시간-2시간반정도를 소비하는데 대기 시간 뿐만 아니라 분위기 자체가 조금 우울해서 그런지 정신적으로도 지치는 것 같았다. 어떤 누가 자신이 난임병원을 다닐거라 알았겠는가.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 등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며들기도 했다. 그리고 인공이나 시험관을 생각해야할까라고 문득 생각이 드는 날엔 한숨이 절로 나오곤 했다. 지치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할때마다 지쳐가는 나를 발견하곤 했는데 장기전이 될 수 있으니 스스로를 많이 다독였던 것 같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보자!라고 으쌰으쌰하며 다시 싸이클이 시작됐다. 이번엔 약을 써보자고 하셨다. 바로 과배란약인 클로미펜이었다. 클로미펜은 난포갯수를 많이 만들어서 정자와 수정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약이다. 쌍둥이 약이라고도 불리기도 하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아 페마라라는 약으로 대처하기도 한단다. 이날은 초음파는 보지 않았고 치료 방향대해서 설명만 들은 날이었다. 클로미펜 3일분을 처방받고 바로 복용, 과배란을 유도하기 시작했다.
병원비 : 4200원
병원비 : 2200원
2020 / 7 / 30
클로미펜 복용 후 방문, 난포가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하는 자궁 초음파를 보았다. 약발이 잘받는 체질인지 꽤 잘크고 있었고 18mm정도이며 늘 그랬듯 오른쪽 난포 갯수 1개 정도 더 자랐던 것 같고 왼쪽엔 여전히 난포가 없는 상태였다. 배란일을 받아왔지만 고민이 생겨버렸다. 바로 담당선생님이 아주 긴 휴가에 들어가셨다. 8/6~8/25일정도 긴 휴가였다. 배란일 후 방문하여 배란이 잘되었는지 확인하는 날엔 손을 바꿔 다른 선생님께 가야했는데 영내키지 않았다. 이번 싸이클이 또 실패로 끝나서 생리2-3일차에 방문해야 하는데 그때도 휴가가 끝나지 않아 다른 선생님한테 진료를 봐야해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병원비 : 26,420
약국 : 5,700
결국 7월달 임신은 실패로 돌아갔다. 난저이긴 했으나 심하지 않았고 나팔관도 정상이고 호르몬도 정상, 초음파로 보는 자궁내막두께도 늘 좋았다. 자궁경으로 자궁까지 깨끗해졌건만 임신이 되지 않는것에 크게 낙담을 했다. 뭐가 문제일까. 난임 병원에 더 일찍 가지 않았음을 늘 후회했지만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나가는데 결과가 좋지 않으니 마음이 심란했다. 8월 생리 이틀차에 병원으로 일찍 나서려고 하다가 다시 침대에 누워버렸다. 그리고 출근하는 내편에게 어차피 담당선생님도 휴가라 안계시고 손바꾸기도 안내킨다, 이참에 이번달은 쉬고싶다. 내가 배란테스트기로 날짜 맞춰볼테니 그렇게 하자고 말했고 내편은 네가 제일 중요하다며 알겠다고 했다. 그렇게 8월은 혼자 배테기로 자임시도를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