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 6 / 24 자궁경 수술
폴립 제거를 위한 자궁경 수술을 하기로 한 날이다. 전날 금식과 함께 질정 및 항생제를 처방받았다. 수술 전 자궁경 수술에 대해 알아보는데 자궁경 후 한달 쉬고 그 다음달에 자임 성공했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는 깨끗해진 자궁벽에 착상이 잘 되는 경향이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 '그렇다더라'라는 얘기는 참 많은데 그중 다른 하나는 나팔관 조영술 때 조영제가 들어가면서 막혀있던 난관을 뚫어주는 바람에 바로 다음 달에 임신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자궁경은 폴립뿐만 아니라 자궁 내막 유착도 해결해 준다. 자궁 내막 유착은 잘모르는 부분이라 더 설명하긴 힘들지만 폴립도 유착도 재발이 높아서 완벽히 제거는 어려워 수술을 2-3번 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초음파 땐 큰 사이즈의 폴립 하나만 보였는데 막상 들어가보면 폴립이 많은 경우가 다반사인데 나도 그 중에 속했다. 오돌토돌하게 많이 분포되어있으면 그만큼 착상이 어려운 것이다. 무조건 권하진 않지만 하고나서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편도 4일의 휴가를 쓰고 병원에 보호자로 함께 방문했다. 친정아버지한텐 비밀로 하고 싶었는데 내편이 그래도 말해야 된다고 생각했는지 아빠한테 전화를 했었나보다. 평소에 먼저 전화를 잘 안하던 아빠가 전날에 전화와서 '니 수술하나' 라고 묻는데 눈물이 울컥 쏟아져 나왔다. 나도 모르게 '심각한 거 아니다. 그냥 간단한거다. 걱정안해도 된다. 괜찮다'만 반복했다. 전화기 너머 아빠의 눈물이 느껴졌다. 속상하셨나보다. 나도 괜찮은 척 하고 있다가 훅하고 터져버려서 같이 울어버렸다. 이것도 불효인가 생각했다.
수술 접수를하고 수술실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내편과 헤어졌다. 한시간전에 도착했는데 미리 링겔을 맞고 대기했다. 수술 대기실엔 환자들이 꽤 많았는데 갑자기 응급으로 들어온 여학생이 있었다. 너무 아파했다. 애가 너무 아프다고 데굴데굴 굴러서 아빠가 병원에 데리고 왔는데 엄마는 목욕탕에가서 연락이 안된다고 했다. 학생은 너무 아프다며 제발 안아프게 해달라고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에게 애원했다. 학생은 평소 생리통이 매우 심해 생리가 시작하기에 아침에 약을 빈속에 두 알을 털어넣었다고 했다. 그리고 몇 시간뒤 병원에 실려온것이다. 토를하며 힘들어했다. 간단한 조치와 함께 잠들었나 했는데 내 자궁경 수술을 끝내고 나오니 그 학생은 걸어다니고 있었다. 다행이지 뭐. 빈속에 독한 약 먹지 말 것!
진료와 함께 시술을 중간중간 병행하는 시스템이라서 대기 시간이 길어졌고 예상보다 훨 늦어진 시간에 수술대에 누웠다. 간호사가 3-4명이나 되었다. 마취제가 들어갔고 깰 때쯤 나는 '폴립 제거 잘 됐나요'라고 물어보고 있었다. 풉. 그리고 나서 또 몇번이나 마취가 덜 풀려서 간호사에게 제거 잘되었냐고 물어봤다. 그렇게 억지로 억지로 1시간을 누워있다가 수술실 밖으로 나오니 지친 내편이 있었다. 예상보다 더 늦어져서 힘들었겠지. 밥도 못먹고. 화장실도 안갔다고 한다. 입이 너무 말랐다. 말도 할 수 없을만큼 말라버렸다. 자꾸 물이 먹고 싶고 말을 할때마다 순간적으로 입이 메말라서 당황스러웠다. 바로 밥을 먹으러갔고 난 탕수육에 짜장면을 먹었다. 맛이 없었다.
통증은 있었다. 아랫배가 쓰라렸고 새우자세를 해야만 했다. 출혈도 있었다. 그러나 미친 회복력으로 이틀차에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우울하기도 했고 내편 휴가가 주말이랑 이어져있어 이때다 싶었다. 많이 걷지 않았고 조심조심 다녔는데 스트레스도 풀고 기분전환도 하니 잘다녀온 것 같다.
자궁경 수술 비용 : 255,150 원
보험처리 필수 서류 : 수술확인서(수술코드N840) ,진료비세부내역서
교보 실비 보험 / 알리안츠 종합 보험 : 교보 30 , 알리안츠 100 보험비 나옴'
2020 / 7 / 1
수술 결과 확인 방문, 폴립은 생각보다 많았지만 잘 제거되었다. 하지만 재발 가능성은 늘 있다.는 부부관계는 1주일은 지나서 가질것이며 한달은 쉬는 달로 자임 시도는 다음달에 진행하자고 하셨다. 그렇게 7월 임신도 실패로 돌아갔다.
병원비 : 6400원